오선비의 시간 죽이기
⌜음악은 어디에서 오는가?⌟ 노자(老子)의 사상에서 특기할 것은 여럿 있겠지만,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무(無)가 가진 힘이다. 노자는 단순히 '있다'를 유(有), '없다'를 무(無)라 하지 않는다. 무(無)는 유(有)의 시작점이다. "有之以爲利,無之以爲用。(있음의 이로움은, 없음의 쓰임 때문이다.)" 무(無)와 유(有)는 그 경계지점을 명확히 알 수가 없다. 간단하게 예를 들어볼까? 자 우리가 달리기시합을 하려고 출발선 상에 서있다. 출발하라는 호루라기 소리가 들리고 발돋움을 한다. 자, 우리는 멈추어 있다가 달린다. 즉 멈추어 있는 상태(無)에서 달리는 상태(有)가 된다. 우리는 어느 순간부터 달리고 있다 라고 말할 수 있는가? 멈추어 있는 상태와 움직이려하는 상태, 그 경계지점을 우리는 알 수 있는..
17. 마무리 쓰레기 강의를 봐주시느라 수고가 많았다. 이 강의는 싸구려 시험을 대비하기 위한, 기초 개념을 알아보기 위한 강의였고, 어떤 의미에서는 철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을 위한 완전 기초 강의이기도 했다. 이는 철학자들의 사상을 발톱 때만큼도 담아낸 것이 아니다. 그러니 이를 읽고 절대로, 내가 알았다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이는 쓰레기 강의 이므로, 이딴 쓰레기강의는 제발 사뿐히 즈려밟고 다음 단계로 가셨으면 한다. 이 쓰레기 철학 강의에서의 나의 역할은 일종의 관광버스기사였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관광버스를 타고 여행을 가면, 사람들을 태우고 한바퀴 돌아본다. 여기는 어디고, 여기는 또 어디고 말해주면서 지나간다. 이렇게 되면, 탑승객들은 그 지역을 슬쩍 본 것일 뿐, 그 지역을 이해했다고 하기는..
16. 사르트르 중요한 철학자는 엄청나게 많지만 이것은 간단한 시험을 대비하기 위한 쓰레기 강의이므로, 사르트르를 마지막으로 하겠다. 사르트르는 철학자이고, 문학가이기도 하다. 사르트르의 유명한 소설은 '구토' 이다. 구토는 그의 사상이 잘 드러난 작품이다. 구토에서 중요한 장면을 하나 말하고 시작해보자. '주인공은 공원을 거닐다가 마로니에나무의 뿌리를 우연히 보고서는, 참을 수 없는 구토감을 느꼈다.' 주인공은 왜 구토감을 느낀 것일까? 그 나무가 이곳에 있어야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왜 이 나무는 여기에 존재해야만 하는가? 그리고 더 나아가서, 나 역시도, 왜 이곳에 있는가? 여기에 있어야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더 나아가서, 나는 왜 존재하고 있는가? 소설의 주인공은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존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