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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적 사유다발

음악은 어디에서 오는가?

오선비 2018. 3. 6. 16:35




음악은 어디에서 오는가?

 

 

 노자(老子)의 사상에서 특기할 것은 여럿 있겠지만, 중요한 것 중 하나는, ()가 가진 힘이다. 노자는 단순히 '있다'를 유(), '없다'를 무()라 하지 않는다. ()는 유()의 시작점이다.

 

 "有之以爲利無之以爲用(있음의 이로움은, 없음의 쓰임 때문이다.)"

 

 무()와 유()는 그 경계지점을 명확히 알 수가 없다. 간단하게 예를 들어볼까? 자 우리가 달리기시합을 하려고 출발선 상에 서있다. 출발하라는 호루라기 소리가 들리고 발돋움을 한다. , 우리는 멈추어 있다가 달린다. 즉 멈추어 있는 상태()에서 달리는 상태()가 된다. 우리는 어느 순간부터 달리고 있다 라고 말할 수 있는가? 멈추어 있는 상태와 움직이려하는 상태, 그 경계지점을 우리는 알 수 있는가? 정확히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지금 내가 말하려고 하는 것은 그 경계지점을 찾고자 하는 바는 아니다. 바로 무()에서 유()가 생겨났다 라는 것이다. ()는 아무 것도 없음이 아니다. 무언가를 창조해낼 수 있는 무궁무진한 생명력이 잠재되어 있는 무엇인 것이다. 커다란 항아리에 물이 가득 차 있으면 그것은 더 이상 물을 담을 수 없기에, 무언가를 담고자 하는 항아리의 역할을 할 수 없다. 항아리는 비워져 있어야만 담을 수 있는 것이다. 무언가가 행해지려면 반드시 무()의 도움이 필요한 것이다. 그렇다. ()는 바로 생명력의 보고(寶庫)인 것이다.

 

 음악도 마찬가지이다. 무엇이 음악을 만들어 주는가? 무엇이 있어야만 음악이 되는가? 바로 침묵이다. 음악은 본디 침묵이 없으면 만들어지지 않는다. 소리가 소리로 인식되려면 침묵이 필요하다. 그리고 소리와 소리가 구분되려면 그 사이에는 반드시 침묵이 있어야한다. 그 침묵이 곧 무()이다. 침묵이 없는 음악이란 상상할 수 없으며, 침묵이 없다면 음악이 아니다.

 

 "음악이란, 본디 음표에 있는 것이 아니다. 음표와 음표사이의 빈 공간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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