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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선비의 철학용어사전 - 4 본문

오선비의 철학 용어 사전

오선비의 철학용어사전 - 4

오선비 2018. 3. 9. 18:42



개인주의(個人主義)

영 individualism, 독 Individulismus



 개인주의는 간단히 말해서, 개인을 우선시하는 철학적인 입장이다. 사회라는 것은 개인이 모여서 형성된 것이고, 즉 개인들을 위해서 형성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개인주의라는 개념은 사실상 근대에 이르러서 확립되었다. 정치철학의 발전과 함께, 근대적인 의미의 시민이라는 개념이 형성되었고, 그것은 곧 개인과 이어지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사실 과거의 그리스인들에게는, 사회가 우선시되었다. 그들은 인간이란, 본성적으로 사회적인 존재이며, 폴리스 바깥에서는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아리스토텔레스도 "개인은 사회와 분리될 수 없으며, 사회의 한 부분이다. 사회로부터 분리되면 개인은 쓸모 없게 된다. 그것은 몸에서 분리된 팔과 다리가 쓸모 없는 것과도 같다." 라고 말했다.


 이런 기본적인 관념이 근대에 이르러서, 변화하게 된 것이다. 점점 자율적이게 되고, 자신의 이익을 생각할 줄 알게되고, 더욱 합리적인 사고를 하게되면서, 근대인들은 '계약'이라는 유용한 개념을 발명해냈다. 국가는 계약을 통해 개인에게 봉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개인)의 권리에 대한 개념이 정착된 것이다.


 개인에게 가치를 부여하는 개인주의적 관점은, 전체를 부분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전체주의와 대립된다.


 하지만 어떤 것이든 모순은 존재한다. 많은 사상가들은 개인주의의 위험성 역시 말한다. 옳다고 생각되는 가치가 너무 많아서 어떤 것이 옳은지 판단하기 힘든 아노미현상, 사회의 분할, 개인의 고립, 이기주의 등이 그 예다.




객관성(客觀性)

영 objectivity, 독 Objektivität


 객관성이라는 말은 생각보다 굉장히 복잡한 개념이다. 우선 철학적으로는 인식주체의 정신에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의 특성을 말한다. 이게 무슨 말인가 싶을 수도 있는데 언제나 그렇듯이 예를 들어보자.


 친구와 걷고 있는데 어떤 여자가 지나간다. 친구는 그 여자를 보고 예쁘다고 말하고, 나는 잘 모르겠다고 말한다. 누구의 의견이 주관적이고, 객관적인가? 답 부터 말하면 둘다 주관적이다. 


 인식을 하는 나를 주체라고 하고, 대상을 객체라고 한다면, 이 주관성이나 객관성이냐 하는 것은 어디에 초점을 맞추느냐의 문제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저것은, 이렇다는 것은 주관적이다. 반면, 객체 자체에만 초점을 맞추고, 그 특성을 분석하면 객관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감정적인 것이 들어갈 틈을 찾기가 어렵다. 약간 우스운 말이지만, 만약에 그 여자에게 각도기와 자를 들고가서 수치를 재는 친구가 있었다면 그 친구는 객관적인 태도를 취한 것이다.


 정리를 하면, 주관적은 인식 대상이 아닌, 인식 주체가 문제가 되는 것이다. 객관적은 인식 주체가 아닌, 인식 대상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한 마디로, 태도적인 문제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객관성과 보편성도 약간 다르다. 객관성은 인식 주체가 자신의 주관을 벗어나 대상을 그 자체로서 고찰할 때 성립되고, 보편성은 어떤 생각에 대다수의 사람들이 동의를 할 때 성립된다. 예로,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은, 객관적인 이론이었지만, 종교적인 시대상 때문에 보편적인 이론으로는 그 시대에서 받아들여지지는 못했다.


* 물론 보편성이라는 것도, 대다수의 사람들이 동의한다고 무조건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가치판단은 그 시대의 세계관에 자신도 모르게 종속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철학자들은 항상 고민할 것이다. 이것이 이 시대에만 성립되는 순간적인 보편인지, 어느 시대에나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절대적인 보편인지 말이다. 당시엔 진리로 여겨지던 것이, 시대가 흐르면서 진리가 아니라고 밝혀진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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