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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선비의 철학용어사전 - 6 본문

오선비의 철학 용어 사전

오선비의 철학용어사전 - 6

오선비 2018. 3. 14. 13:42




계급(階級)

영 class, 독 Klasse


 계급이라는 말에는 많은 의미가 있겠지만, 사회적인 의미가 강하다. 계급이란, 우선 같은 사회적 조건을 가진 개인들로 이루어진 집단을 의미한다.


 사회적계급은 18세기와 19세기 언저리에서 경제학적 맥락으로 나온 개념이다. 계급이라는 것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철학자 마르크스와 마주하게 된다. 마르크스는 사회에는 사회적 계급이 존재하며, 이는 '지배계급' 과 '피지배계급' 이고, 이 둘 사이에서 갈등관계가 존재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 계급 개념은 사회와 역사를 설명할 수 있는 중요한 원리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인도의 카스트제도를 알고 있을 텐데, 가장 높은 계급인, 브라만(승려), 다음 계급인, 크샤트리아(군인), 다음 계급인, 바이샤(상인), 다음 계급인 수드라(천민)으로 크게 나뉜다. 그리고 어디에도 속할 수 없는 정말 최하위 계급인 불가촉천민도 있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사회적인 계급과 카스트제도는 약간 다르다. 카스트제도는 말 그대로 국가에서 정한 제도적인 개념이고, 사회적 계급은 인간의 활동을 직업과 소득 유형에 따라 분류한 경제학적개념과 사회적개념이 뒤섞인 개념이다.


 마르크스가 이 계급을 사회와 역사를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는데, 역사의 흐름은, 지배를 유지하려는 지배계급과 그것에 저항하는 피지배계급 사이의 대치에 의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계급 투쟁은 마르크스에게 역사를 설명하는 핵심 원리이며, 모든 역사적 현상은 계급 투쟁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는 마르크스의 견해이다. 역사를 이해하는 다양한 역사관이 존재한다.




계몽사상(啓蒙思想)

영 philosophy of the enlightenment, 독 Auf-klärungsphilosophie


 계몽 사상은 18세기 유럽의 지성계, 사상계를 사로잡았던 사고방식을 의미한다. 그래서 특정한 학파의 사상이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일어났던 집단적인 사상운동이었다. 여러 의미가 있어서 복잡한 개념이긴 하지만 몇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1) 이성의 자율성이라는 원리. "너 자신의 이성을 스스로 사용할 용기를 가져라. 이것이 계몽의 좌우명이다."라는 칸트의 말로 이해해볼 수 있다.


2) 독단적인 주장, 특히 종교적 독단에 대한 거부이다. 정말 단순하게 말해서, 중세시대처럼 일단 믿어야만 하는 것을 인간의 이성을 통해 따져보는 것이다.


3) 자유와 평등을 통해 당대의 정치나 사회를 이성적으로 비판해보는 것이다.


 계몽사상은 지난 과거의 행동들을, 인간의 이성을 통해 하나하나 따져보고, 수용할 것은 수용하고, 버릴 것은 버리는 것이다. 종교적인 신념이나 믿음을 기초로 하여 세상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자유롭고 믿을만한 이성을 기초로 세상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경향인 것이다.


 물론 인간의 이성을 어느정도로 신뢰해야하는가? 하는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성적인 판단이 정말로 이성적이었는가? 이는 정말로 어려운 문제이다. 인간은 인간의 이성을 너무 신뢰한 나머지, 세상을 전부 인간의 이성으로 제단하고, 결정해버리는 폭력을 일삼았다고 볼 수도 있다. 이성이라는 개념이 출현한 뒤로, 세상의 아름다움, 신화적인 것들, 종교적인 것들, 주술적인 것들, 야생의 것들은 이성적이지 못하단 이유로 짓밟힌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사실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은 이성 말고도 여러 방법이 있을텐데 말이다. 우스갯소리지만, 막상 안경집만 가도 얼마나 많은 안경들이 있는가? 이성도 세상을 바라보는 안경 중 하나 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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