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선비의 시간 죽이기

오선비의 철학용어사전 - 2 본문

오선비의 철학 용어 사전

오선비의 철학용어사전 - 2

오선비 2018. 3. 7. 18:50






감각작용(感覺作用)

sensation, Empfindung

 

 감각은 나(인식주체)와 어떤 대상이 '물리적'으로 접촉할 때 생긴다. 어려운 말은 아니다. 우리가 주전자를 보고 만지면, 주전자를 봤다는 것, 만졌을 때의 촉감, 차갑다, 뜨겁다 등을 감각한다.

 

 이 감각이라는 것은 우리의 외부에 어떤 사물이 존재한다는 것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하지만 이는 우리에게 순간적인 인상만을 줄 뿐이다. 아직 그 어떤 사물이, 무엇인지 제대로 인식되지 않은 것이다. 우리가 그것을 제대로 인식하기 전에는, 우리가 감각한 것들은 그저 정리되지 않은 정보들에 불과하다.

 

 예를 들어보자. 우리는 사과를 보면, 사과인 것을 안다. 우리가 그것을 사과라고 생각하는 것 부터가 이미 우리는 머릿속에 사과라는 인식이 잡혀있는 것이다. 보통은 이런 식으로 생겼고, 맛은 새콤달콤하고, 익으면 빨간색이고, 나무에 열리고 등등. 하지만 갓 태어난 아기가 사과를 본다면? 아기는 사과가 무엇인지 모른다. 그저 저런 식으로 생겼고, 색은 저런 식이고, 아직 먹어보지 않아서 맛은 모르고, 저것이 위험한 것인지, 이로운 것인지도 모른다. 그저 단순한 정보들만 가지고 있는 것이지, 제대로 인식되지는 않은 상태인 것이다.

 

 플라톤은 말한다. "감각작용 자체는 우리에게 인식을 가져다주지는 않는다." 위의 예시를 읽었다면 플라톤의 말이 이해가 갈 것이다. 감각은 단순한 정보(아직 정리가 안 됨)만을 우리에게 주고, 우리가 그것을 제대로 인식(정보들을 개념화하고 정리함)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다.

 

 이 감각작용에는, 외부적인, 표상적 감각작용과 내부적인, 내적 감각작용이 있다. 쉽게 말해서, 표상적 감각작용은 그나마 객관적인 정보들이며, 내적 감각작용은 인식하는 주체에 따라서 달라지는 주관적인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예를 들어보자. 카멜레온이 있다. 두 명의 사람이 카멜레온을 보면, 우선 카멜레온의 외형(표상적 감각작용)에 대한 정보는 똑같게 받아들일 것이다(물론 완전히 같지는 않으나 간단히 말해서). 하지만 한 명은 카멜레온을 보고, 귀엽다고 느끼고, 한 명은 소름끼친다고 느낀다. 이것이 내적 감각작용이다.

 

 추가로 감각작용, 지각작용, 인식작용을 구분해보자. 감각작용은 우리가 대상과 물리적으로 접촉하여 어떤 정보들을 얻는 것이고, 인식작용은 감각작용을 통해서 얻은 정보들을 우리의 머릿속(정신적인 차원)에 개념화시키는 것이고, 지각작용은 감각작용과 인식작용의 중간에 자리 잡는 작용이다. , 감각작용으로 얻은 정보들이, 머릿속에 개념화되는 과정을 말한다.


 우리가 어떤 수학공식을 봤다고 하자(감각작용),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우리 것으로 만들기 위해 증명하고, 이해한다(지각작용), 그리고 마침내 그 공식을 제대로 이해하고 내 머릿속에 입력했다(인식작용). 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감각주의(感覺主義)

sensualism, Sensualismus

 

 설명에 앞서, 다른 이야기를 하나 하고 시작하겠다. 철학관련 책들을 처음 접하게 되면, ~주의, ~주의, ~주의라는 개념어가 엄청나게 많이 나온다. ~주의라는 개념은 사실 포함된 의미가 굉장히 많기 때문에 파악하기가 쉽지가 않다. 필자도 처음에 철학관련 책을 읽을 때 이놈의 ~주의 때문에 진땀을 뺏다. 개인주의, 사회주의, 공산주의, 구조주의 등. 그럴 때마다 사전을 뒤졌지만 신통하지는 않았다. 그냥저냥 참고 넘기다가, 주의주의라는 단어를 보고 나는 거품을 물었었다. 하여간 이 ~주의는 엄청나게 많이 보게 될 것이다.

 

 서론이 길었다. ~주의는 아주 거칠게 말해서, ~이 부분을 우선에 두고 철학을 하는 것이라 보면 된다. 감각주의는 감각을 아주 중요한 우선순위로 두고 철학을 하는 것이라 여기면 된다. 이 감각주의는 경험주의와도 비슷한 말인데, 약간의 차이가 있다.

 

 감각주의는 인식의 기원(감각작용을 통해 정보를 얻는 것 등)에 관한 문제를 다루는 것이고, 경험주의는 우리가 갖는 인식의 정당화라는 문제가 얽혀있다.

 

 감각주의는, 우리가 인식을 할 때 어떤 식으로 정보를 받아들이느냐의 문제이지다. 하지만 경험주의는, 우리가 정말로 믿을 수 있는 정보나 진리는, 우리가 직접 경험한 것 들 뿐이라는 것이다. 경험주의자들은 아마 신을 믿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신을 직접 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뭐 이런 식이다.

 



*공감과 댓글은 창작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