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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선비의 쓰레기 철학 강의 10 - 헤겔 본문

오선비의 쓰레기 철학 강의

오선비의 쓰레기 철학 강의 10 - 헤겔

오선비 2018. 3. 3. 19:49



10. 헤겔

 


 헤겔은 이 세계가 신의 다양한 모습이다 라는 스피노자의 사상을 발판으로 자기 철학을 시작한다


 "이성적인 것이 곧 현실적인 것이다." 


 이 말은 당장 이해하기가 어려우니, 밑에서 다시 후술하겠다. 헤겔은 관념철학의 대표주자다. 관념철학은 거칠게 표현하면, 그냥 머릿속철학이다. 합리적인 머릿속철학. 짜임새 있는 소설을 쓰는 것이다. 원래 이 세계는 없었고, 원래 존재라는 것은 딱 하나, 작은 '절대 정신'이 있었다. 이 절대정신이 어느날 자기 자신이 무엇인지 스스로 궁금해졌다. 그래서 이 세계가 생겨나게 된다. 즉, 정신적인 것이 물질화 된 것이다. 그리고 그 절대정신은 자기 자신을 세계의 모습으로 현상한(눈에 보이게끔 물질적으로 현실화) 후에 계속 성장, 발전한다. 그리고 성숙한다. 이 절대정신이 완전한 성숙에 이르는 날 이 세계가 종말 하는 것이다. 물직적인 이 현실세계가 사라진다는 의미보다는, 절대정신이 자신을 완전히 이해하고, 알게 되었으니 더 이상 현실세계에서 자신을 현상화해보는 이 장난을 칠 필요가 없다는 의미이다. 즉, 물질적인 세계의 모습을 털어내고 원래의 자신의 모습인 정신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헤겔은 그래서 역사와 밀접하다. 절대정신은 반드시 논리적이고 순차적으로 발전하기 때문에, 잘만 관찰하고 생각하면, 세계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고 한다. 이를 간단히 역사주의라고 한다. 이런 헤겔의 바탕에는, 인간은 다른 존재들과 비교해서, 정신적으로 성숙한 존재이므로, 그 절대정신과 어느 정도 교감할 수 있다는 가정을 하고 있다.


* 역사주의 - 여러 의미가 있겠지만 헤겔적인 의미에서는, 역사란 과거와 현재를 알면 미래를 예측할 수 있고, 거칠게 표현하면 미래는 이미 정해져있다라고도 본다. 미래는 정해져 있는가? 정해져 있지 않은가?의 문제는 과거부터 현재까지도 지속적으로 이야기되고 있다.

 

 헤겔이 말하는 논리는 변증법이다. 이 변증법을 쉽게 표현한 것이 정반합이다. 어떤 명제는() 그에 반대되는 명제가()있다 그리고 모순이 생겨나는데 이 모순이 해결되고, 극복되면서 새로운 명제가()나온다. 그리고 그 합의 명제는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정이 된다. 그리고 또 다른 모순을 낳고 합이 된다. 이 영원한 반복. 그렇게 되면 지속적으로 발전을 한다. 그리고 절대적인 명제가 되는 것이 절대정신이 완성된 것이고, 종말 된다.


* 일반적인 논리학에서 모순이란 좋지 않은 것이지만, 헤겔의 논리학에서 모순이란 미래로 나아가는 아주 중요한 시발점이다.

 

 "이성적인 것이 현실적인 것이다."로 돌아와 보자. 이제 어느정도 이해가 될 것이다. 이성적이라는 것은 정신적인 것으로 보면 된다. 절대정신이 자신의 모습이 궁금해서 생각대로 세계를 만들었다. 즉, 절대정신이 생각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저 명제를 거칠게 표현하면 이런 말인 것이다. 헤겔의 저서인 정신현상학이 있다. 말 그대로다. 정신이 물질적으로 현상되어 이 세계가 형성된 것. 그리고 그 세계가 정반합을 거쳐서 절대정신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보여준 것으로 보면 된다.

 

 근데 정반합은 헤겔의 변증법을 너무 쉽게 말한 것이고, 사실은 즉자, 대자, 즉대자를 알아야한다. 차례로 의미하는 바는 정반합과 같다. 예를 들자, 어떤 가족이 있다. 가난한 가정인데, 아들이 하나 있다. 아들이 철이 없어서, 밥을 가족들과 나눠먹지 않고, 아주 양껏 먹는다. 이게 반성되지 않은 즉자(다른 것과 관계하지 않은)의 상태다. 자기 자신만 아는 놈. 대자는 이제 타자와 대면한 상태다. 밥을 그렇게 처먹다가 어느 순간 야위어가는 가족을 바라본다. ! 내가 나만 생각해서 가족들이 힘들어 졌구나! 앞으로는 양보를 해야겠다. 즉 타자를 통해서 반성을 하는 내가 된다. 이것이 대자의 상태.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가족들이 같이 행복해질까? 즉, 자기 행동을 돌아보고 타협점을 발견하고, 발전을 꾀해서 다듬어진 상태. 이것이 즉대자 상태다. 물론 이 즉대자 상태가 완성은 아니다.  또 다시 즉자 상태가 되는 것이다. 내가 가족들에게 양보는 했지만, 그렇다고 전체 식사량이 커지는 것은 아니므로, 일을 해서 먹을 것을 더 얻어오는 쪽으로도 발전을 꾀할 수 있다. 즉, 절대적인 명제가 되기 전까지는 영원히 발전한다. 이런 발전의 원동력이 바로 모순이다. 기존 논리학에서는 모순을 용납하지 않지만, 헤겔의 변증법적인 논리학에서는 모순이 중요한 원동력으로 기여한다. 너무 깊게 갔다. 여기까지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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